#4 끝장 여행

#4 끝장 여행 // July 14th, 2007
4시 알람이 울립니다. 억지로 일어나봅니다.
하지만 창문 날씨를 보니 엄청난 강풍과 또 낮게깔린 구름으로 일출을 보지못하네요.
결국은 타협하고 더 잠을 자기로 하고 한 시간 가량 더 잔 후에 후다닥 일어나서
준비를 하고 택시를 타고 부전역에 도착을 합니다.

부전역에 도착하면 꼼장어구이를 꼭 먹으려고 했는데 시간도 많지않고..
또 열차 안에서 먹을 것들은 잔뜩 사고 열차를 탑니다.

#1941  부전  순천  06:55  10:55
부전 – 순천 간 열차는 공기열차라고 불릴정도로 승객이 많지 않기 때문에
그냥 아무 곳이나 앉아서 잠에 듭니다…

순천에 거의 도착한 후에 눈을 뜨고 잠시 생각합니다..
‘이번 여행 중에 최고의 날씨…’
‘내일도 이렇게 될 것이란 보장이 없다..그러면 오늘 무리해서 뛰자…’

열차를 타기 전 까지만 해도 보성을 가면 전주 또는 진주는 포기하고
서울로 갈 생각을 했습니다만..
오늘 무리를 하면 보성 -> 순천 -> 전주 or 진주까지 행선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열차 내에서 후배와 친구에게 일정을 맞추다가 순천부터는 혼자 여행하기로 합니다.
그리고 오늘 저녁에 서로의 일정이 겹치는 순천만에서 만나기로 합니다.

후배는 순천에 일단 할머니 댁을 가기로 하고 전 열차를 타면 빠듯하기에
처음으로 시외버스를 이용해서 보성으로 향합니다..


갑자기 휴대폰의 진동.
‘으응?!….왜?’
‘일정 잘못짜서 보성 가려면 오늘 밖에 시간이 없어!”
풋…바보들이라고 살짝 비웃어줍니다만……
이것이 되돌아오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보성에 도착해서 한번 갈아탄 후 다원 도착….
4월 중순의 푸르른 녹차 밭은 아니지만
여행 중 날씨가 안 좋았던 것을 보상할 만큼 좋았던 날씨와 다원의 모습이었습니다.




대한다원을 다 돌아다닌 후 버스정류장에서 잠깐 쉬는데…
친구 녀석과 후배가 버스에서 내리길래 잠깐 만나서 이야기 하고
친구와 후배는 다원을 향하고 전 보성역으로 향합니다..

버스 배차간격이 너무 길어서 다음 버스를 타게 되면 열차를 타지 못하게 되서
택시를 타고 보성역으로 향합니다.


한 시간 정도 여유가 있어서 보성 시내를 돌아다니고 장비점검을 합니다…
‘어라?!’
삼각대 플레이트를 장착하고 해제하면서 빠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동전으로 돌려야  분리할 수 있는 내장스트로보배터리 덮개가 빠져있는게 아닙니까?!

뭐…잃어버린 것은 어쩔 수 없죠….



열차 출발 15분 전에 다원을 다 보고 내려왔다는 친구의 전화
10분내로 택시타고 보성역으로 오라고 전해줍니다.

아슬아슬하게 열차가 역에 플랫폼에 들어올 때 도착하더군요…
#1441  보성  순천  15:45  16:50
간신히 열차를 타고 잠깐 쉬다가 마지막 1호차 열차라 뒤에 열차가 연결되지 않아서
이런저런 사진을 찍다가 열차 안에서 친구와 후배랑 일정검토를 한번 합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나온 ‘땅끝마을 해남에서의 일출!’

무진장 끌리더군요…여행 내내 일출을 보지 못해서…
일요일에 어떻게든 서울에 올라가야하기 때문에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 계획을 받아드리고 시간계산을 해봅니다..


‘말도 안돼!’
정말 말도 안될 정도로 촉박한 일정입니다.

7시 15분까지 순천만에 다녀와서 순천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해남 가는 버스를 타면 된다..
라는 계획을 세워두고 시간을 계산해보니..
5시 30분쯤 버스 타고..6시 순천만 도착 6시 20분 용산 전망대 도착
6시 50분 택시 타고 다시 시외버스터미널 도착..


그리고 일정을 짜던 중 이 때 깨달았습니다..
분명히 난 친구와 후배보다 일정에서 2시간 넘게 여유가 있었는데…
보성에서 뒹굴하다가 따라잡힌거죠[…]
‘나 뭐한거지?!’

일단 순천역에 내리자 마자 편의점에 가서 또 이것저것 구입하고
버스 정류장에 찾아서 버스를 타려고 하는데
관광안내소에서 가르켜 준 버스 정류장과.. 행인들이 알려준 버스 정류장의 위치가 달라서
3번이나 왔다갔다 하고….
그러던 중 삼각대를 잃어버린 것을 깨닫고…어디서 잃어버렸지라고 생각하다보니
편의점에서 잠깐 내려둔게 기억나서 얼른가서 무사히 찾아옵니다.

그런데…아무리 기다려도..버스는 오지 않습니다. 6시가 다되어 갑니다…
슬슬 고민합니다.. 순천만을 포기하고 일출을 볼 것인가…
그러는 도중 버스가 도착하네요…

….저질러버립니다…버스에 탑승합니다..

시작합니다…끝장여행….

버스에 탄 우리는 그래..할 수 있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순천만에 내립니다.


용산전망대까지 2.5Km….
가뿐해..30분으로 올라가고 10분 사진찍고 20분에 내려와서 택시타면 15분이면 갈 수 있어!

네…네….30분은 무슨….
40분 만에 겨우 용산전망대에 도착했더니 해는 저물어가지 않습니다…
해남은 포기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느긋하게 순천만을 찍습니다. 그라데이션 ND필터가 필요해!
라는 교훈을 얻게 됩니다..



해가 저문 후에 내려와서 순천으로 들어가는 택시를 타려고…
고민을 하면서 걷기 시작합니다…
‘해는 지고…버스는 없고…택시 탈 돈은 빠듯한데….’
‘후우…이제 어떻게 하지…아무래도 택시 타야겠지?..’

그리고 결심하고  택시를 잡는 순간….
뒤에서 어디가냐고 태워주신다네요..아까 전망대에서 사진찍던 옆에 계신 분 같았습니다…
삼각대 가방을 보더니 알아보시더라구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우리 아직 희망이 있어!…’
이런저런 사진 관련이야기를 하다보니 순천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버스시간표를 확인합니다…

없습니다…모든 시외버스의 막차가 출발했네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직 기차는 있어! 라고 단정하고 기차역까지 걸어갑니다.

이제는 친구의 어처구니 없는 개그에 동화되어 저도 이상한 개그를 하기 시작합니다..
까만 콩~ 하얀 콩~ 빨간 콩~….몸에 좋은 빨간 콩[…]

어쨌든 순천역 무사히 도착했습니다.그리고 열차시간표를 확인합니다.
여수행과 용산행을 남겨둔 상황…
‘하하하하하하하 난 여행이 겨우 1일 남았단 말이다!…ㄱ-‘

지난번 남해여행을 했었기 때문에 더는 여수로 내려가고 싶진 않아서..
전 용산행을 타기로 하고 후배는 아직 여행을 3일 더 다닐 예정이라…
근처에 친척집에 묵기로 결정합니다.

친구는 저와 함께 하기로 하고 용산행을 타고 올라가다가 어디서든 내려서 여행하자고 했었는데…

#1518  순천  용산  23:07  04:06
열차에 몸을 눕혀서 책을 보면서 고민합니다.
‘남원에서 내릴까…아니면 전주?..’ ‘그래..전주가서 맛있게 먹자!’

..
친구녀석이..전주역에서 일어나질 않아서..결국 용산까지 와버립니다..

용산에 도착해서 고민합니다..온천을 갈까?..온양온천을?…
하지만..이미 서울까지 와버려서 모든 것이 귀찮아져버려서
각자 집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합니다.

하지만 제 친구의 끝장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제가 한 시간 정도 이런저런 정리 겸 고민을 하다가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탔는데…

친구가 그 버스에 타고 있더군요?!…
즉…방향을 잘못 타서 버스 종점까지 갔다가 다시 오는 길입니다…ㄱ-

어쨌든 집까지 가는 버스 안에서 여행하고 있는 후배의 염장전화도 받고
가방에 있던 과자를 먹으면서 조용히 집으로 돌아갑니다…

화창한 아침을 맞으면서….
여행내내 하루 빼고는 모두 흐렸으면서..왜 여행 끝나니까 날씨가 맑아지는지…

“#4 끝장 여행”의 6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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